[뉴스초점] 마법 같았던 4연승…창단 첫 통합 우승 kt

2021-11-19 0

[뉴스초점] 마법 같았던 4연승…창단 첫 통합 우승 kt


[앵커]

올해 KBO리그는 프로야구 10번째이자 막내 구단인 kt 위즈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는데요.

스포츠문화부 이대호 기자와 함께 다사다난했던 한 시즌 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프로야구 막내 구단인 kt가 통합 우승을 차지하면서 올 시즌이 막을 내렸습니다.

[기자]

네, 어제 kt의 창단 첫 우승을 고척돔 현장에서 지켜본 저에게도 아직 여운이 남아 있는데요.

프로야구 막내 구단 kt와 벌써 7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의 맞대결은 kt의 4전 전승으로 다소 싱겁게 막을 내렸습니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는 팽팽한 승부가 펼쳐진 가운데 kt가 승리를 가져갔는데, 어제 4차전은 경기 초반부터 kt가 대량득점을 하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갔습니다.

두산도 페르난데스의 적시타와 김재환의 홈런으로 뒤늦게 추격에 나섰는데요.

하지만 8회 대체 선수로 kt에 입단한 호잉의 쐐기 투런 아치가 터지면서, kt가 8대 4 승리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이로써 프로야구 10번째 구단이자 막내 구단인 kt는 2013년 창단으로부터 만 8년, 2015년 1군 합류로부터 7시즌 만에 통합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앵커]

kt를 우승으로 이끈 '강철 매직', 이강철 감독의 지도력이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기자]

이강철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kt가 1군에서 거둔 성적이 10위, 10위, 10위, 9위였는데요.

간단하게 말해서 2015년 1군에 합류한 이후 3년 연속 꼴찌를 하고 4년째에 겨우 한 계단 순위를 올린 겁니다.

2019년 kt 3대 감독으로 부임한 이강철 감독은 첫해 팀을 6위로 끌어 올린 뒤 지난해 정규시즌 2위, 올해는 통합 우승까지 차지했습니다.

작년 플레이오프에서는 두산에 밀려 첫 가을야구를 마감했는데, 올해는 적시 적소에 냉정하고 정확한 용병술을 보여줘 설욕에 성공했습니다.

이강철 감독은 현역 시절 10년 연속 10승 투수로 활약하며 1996년 해태의 우승 당시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기도 했는데요.

어제 감독으로도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 MVP 출신 최초의 우승 감독'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었습니다.

[앵커]

지난해 리그 MVP 로하스가 빠졌는데도 kt는 우승을 차지했는데요.

그 비결은 어디에 있나요.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작년 리그를 폭격했던 타자인 로하스가 빠지면서 kt는 시즌 개막에 앞서 중위권 싸움을 벌일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요.

대신 강백호의 기량이 만개하면서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우뚝 섰고, 배정대가 주전 중견수로 자리를 잡으면서 외야 수비도 완성됐습니다.

무엇보다 kt를 정상으로 이끈 힘은 투수 조련사 출신인 이강철 감독이 길러낸 강철 마운드였는데요.

kt는 한국시리즈 1차전 쿠에바스, 2차전 소형준, 3전 데스파이네, 4차전 배제성까지 모두 선발승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세웠는데요.

4전 전승으로 끝난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투수가 모두 승리를 챙긴 건 올해 kt가 유일합니다.

탄탄한 선발진 덕분에 kt는 토종 에이스 고영표를 불펜으로 돌리는 승부수를 띄울 수 있었고요.

고영표는 시리즈 4경기 중 3경기에 등판해 홀드 2개를 기록하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앵커]

작년 이맘때 NC 우승 당시에는 집행검을 뽑는 세리머니가 화제였는데, 어제는 어떤 장면이 가장 주목을 받았나요.

[기자]

사실 kt가 준비했던 세리머니인 '오징어 게임' 줄다리기는 큰 화제가 되진 못했는데요.

대신 박경수의 '목발 세리머니'가 최고의 감동을 선물했습니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공격과 수비에서 맹활약을 펼친 박경수는 3차전 경기 막판 수비 도중 종아리 근육이 파열됐는데요.

그래서 4차전은 벤치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우승이 확정되자 그라운드까지 힘겹게 목발을 짚고 나갔습니다.

그 순간 만세를 부르며 목발을 놔버렸는데, kt 선수들은 박경수를 얼싸안았고 몇몇 선수는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팀의 구심점이었던 박경수의 부상은 4차전에 나선 kt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했는데요.

박경수를 대신해서 선발 2루수로 출전한 신본기는 5회 홈런을 터트린 뒤 벤치로 돌아가서 박경수에게 '2루에 선배 덕분에 좋은 기운이 있더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고 합니다.

[앵커]

박경수 선수의 MVP 수상은 19년의 기다림이라는 스토리까지 더해져 더욱 감동을 준거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37세의 베테랑인 박경수는 프로 입단 1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는데요.

박경수 선수의 이번 한국시리즈 성적은 8타수 2안타로 타율은 2할 5푼에 불과했고, 우승을 결정한 4차전은 부상 때문에 나오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2차전 1회에 페르난데스의 안타성 타구를 믿기 힘든 호수비를 펼쳐 병살로 연결해 승기를 가져왔고, 3차전은 두산 선발 미란다를 무너뜨린 결승 솔로포를 가동했습니다.

덕분에 기자단 투표 90표 가운데 67표를 얻어 74.4%의 득표율로 생애 첫 한국시리즈에서 MVP 수상의 기쁨까지 누렸습니다.

박경수는 정규시즌 타율 1할 9푼 2리로 부진했지만, 큰 경기에서 베테랑의 가치를 입증하며 사상 첫 '시즌 타율 1할대 타자의 한국시리즈 MVP'라는 진기록도 세웠는데요.

박경수 선수의 소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런 큰 상을 제가 잘해서 받았다고 생각하진 않았고요. 진심으로 팀 kt를 대표해서 받은 상이라 생각할 거고요."

[앵커]

kt의 우승에는 이 선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죠.

바로 외국인 투수인 쿠에바스의 역투입니다.

[기자]

네, 올해 쿠에바스는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변신했습니다.

시즌 초반 계속 마운드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자 이강철 감독은 불펜으로 돌리기까지 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8월에는 자신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았던 아버지가 코로나19에 걸려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이때 kt 구단은 쿠에바스에게 야구를 그만둬도 좋으니 마음을...